『달과 커피』는 강릉에서 태어나고 자란 저자가 시인에서 소설가로 변신하여 장편소설을 집필하다, 3년 만에 선보인 단편소설집이다. 책에 실린 9편의 단편소설은 모두 강릉과 주무진을 토대로 하는 지역소설이며, 여성이 주인공으로 그 심리묘사에 중점을 맞춘 '여성소설'이기도 하다. 각각의 소설들은 시골적 풍경과 도회적 풍경을 잘 섞어 다양한 배경적 재미를 선사할 뿐만 아니라, 젊은 층에 초점을 맞춘 소재 선정으로 70대의 저자가 쓴 것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세련된 느낌을 전달한다. 저자의 소설 쓰기에 대한 소외를 보면 다음과 같다.
한 장 한 장 늘어나는 페이지가 결국 한 편의 소설로 탄생되면 힘들었던 여정의 고통을 덮어 버린다. 집필할 때마다 '힘든 글쓰기를 나는 왜 해야 하는가' 반문했다. 그것은 내게 숙제처럼 느껴졌다. 체력도 영양도 챙겨야 하는 게 글쓰기의 우선이다.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서 무한정 먹든가 TV 속에 무한정 빠지다가도, 갑자기 몇 장씩 거뜬히 써 내려갈 때도 있다. 이럴 때면 하루가 허무하게 끝나지 않았다는 안심감과 할 일을 했다는 의무감에 기분이 좋아진다.
나는 이제 몸을 떠나는 연습이라는 또 하나의 숙제풀이를 하는 중이다. 삼생을 거처 내 인생을 되새김하는 시인에서 소설가가 되었다. 배울 만큼 배웠고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책을 읽었지만, 머리에 남은 한 줄 단어도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맹이 글을 쓰고 있다. 그럼에도 언어의 질서를 찾으려 노력했다. 소설로 표현한 언어가 한 편의 이야기가 된 것이다. 누구나 열심히 세상을 산다. 무엇을 향해 사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1949년 강릉 출생.
어린이집 교사, 바다시낭송회 회장, 한울림문학회 회장, 강원여성문학인회 사무차장 역임.
현)강원문인협회, 강원시조시인협회, 강원여성문학인회, 관동문학회, 강릉문인협회, 강릉여성문학인회, 한울림문학, 문학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
2003년 계간 『현대시조』(봄호) 등단.
2004년 첫시집 『바위가 되어 앉는 날』 출간.
2017년 장편소설 『불꽃』, 『동이』 출간.
2019년 장편소설 『무사』 출간.
수상: 강릉문인협회 작가상, 강원시조 문학상.